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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교수 인터뷰] 이병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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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ated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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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 Academic Experience
(2025)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Brain & Cognitive Sciences, KAIST
(2019) Postdoctoral Researcher, Stanford University (Dr. Vinod Menon’s lab)
Education
Combined M.S.&Ph.D. in Bio & Brain Engineering, KAIST
B.S. in Electrical Engineering, KAIST
Q1. 현재 교수님의 주요 연구분야는 어떤 내용인가요?
§ 저는 Network Neuroscience라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어요. 즉, 뇌를 하나의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그 작동원리를 탐구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론, 뇌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지 기능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예를 들어 fMRI로 뇌를 관측해 보면 여러 뇌 영역들이 켜졌다 꺼졌다 하며 복잡한 활동 패턴을 보이게 돼요. 저는 이런 복잡한 활동 속에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그 패턴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인지 기능을 설명하는 데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두뇌 회전이 빠르다”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저는 바로 이 ‘두뇌 회전’, 즉 뇌의 동역학을 정량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 연구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어요. 하나는 뇌의 동역학적 변화, 다시 말해 두뇌 회전을 정량화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개발한 모델을 실제 과학적 질문에 적용해 발달, 노화, 질병 등에 따라 뇌 인지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하는 연구예요. 이 과정에서 저는 기능적 연결성 뿐만 아니라, 뇌의 구조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조직되어 있고, 그 구조가 기능적 동역학을 어떻게 제약하거나 지지하는지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다시 말해, 구조적 네트워크의 변화가 뇌 활동의 동역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보려는 접근이에요.
§ 그중에서도 저는 특히 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전통적으로는 노화에 따른 뇌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많았지만, 저는 노화를 동역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어요. 특히 최근에는 노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인지 기능을 잘 유지하는, 이른바 뇌 회복탄력성(brain resilience)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뇌 회복탄력성을 가진 사람들의 뇌 네트워크가 어떤 특성을 갖는지, 그리고 그런 특성이 유전적·분자적·환경적 요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어요.
Q2.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나요? 실험 모델과 데이터 분석법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먼저 실험 모델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이 있어요. 하나는 직접 피험자를 모집해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구축된 대규모 데이터셋을 활용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면 Human Connectome Project나 UK Biobank처럼 수천에서 수만 명 규모의 데이터들이 여기에 해당해요. 포스닥 기간 동안 두 가지 접근을 모두 경험해 왔고, 카이스트에서는 우선 대규모 데이터셋을 활용해 주요 발견을 검증한 뒤, 보다 구체적인 질문이 생기면 직접 실험을 설계해 피험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려고 해요.
§ 이 과정에서 저는 기능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구조적 뇌 네트워크(structural brain network)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확산영상(DWI/DTI)을 기반으로 뇌 영역 간의 구조적 연결성이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러한 구조적 네트워크가 기능적 연결성이나 뇌 활동의 동역학을 어떻게 제약하거나 지지하는지를 함께 살펴보고 있어요. 다시 말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분리해서 보기보다는, 두 네트워크가 어떻게 맞물려 작동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접근이에요.
§ 데이터를 계산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AI 기법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저는 뇌의 동역학(dynamics)을 잘 포착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 기능이나 약물 효과 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기존 분석이 시간 축 평균에 기반한 정적(static) 접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면, 저는 시간에 따라 뇌 영역 간 상호작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즉 동적 연결성(dynamic connectivity)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에 구조적 네트워크 정보를 함께 결합해 분석하고 있어요.
Q3. 직접 설계한 실험 사례가 있나요?
§ 네, 포스닥 시절에 건강한 노화 (healthy aging) 집단과 파킨슨병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했어요. 특히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같은 인지 기능도 크게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어서, 워킹 메모리를 평가하는 스턴버그 작업 기억(Sternberg working memory) 과제를 설계하고 fMRI 실험을 진행했어요.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파킨슨병 환자들은 운동 증상과 함께 인지 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 환자들이 복용하는 레보도파(levodopa)라는 약물이 운동 기능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약 복용 전과 후에 MRI를 촬영했어요. 이를 통해 약물 섭취가 뇌 활동의 동역학과 인지 수행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살펴봤고, 제 연구 결과에서는 레보도파가 인지 기능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보이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효과가 구조적인 지표보다는 기능적 동역학 지표에서 더 잘 설명됐다는 거예요. 기존의 정적(static) 분석을 넘어, 시간에 따라 뇌 영역 간 상호작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동역학적으로 살펴봤을 때, 인지 기능이나 약물 효과를 훨씬 더 정밀하게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었어요. 이런 문제의식이 이후 제 연구 전반에서 동적 연결성과 뇌 동역학에 집중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요.
Q4. 노화 관련 바이오마커는 발견하셨나요?
§ 앞서 언급한 제 지난 연구에서는 스턴버그 작업기억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나타나는 뇌의 동적 연결성 변화를 분석했는데,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 연구의 첫 번째 핵심은, 인지 기능을 수행할 때 나타나는 이른바 ‘두뇌 회전’을 정량화할 수 있는 계산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이에요. 저희 연구팀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델을 직접 개발했고, 이를 스턴버그 작업기억 과제에 적용해 분석을 진행했어요.
§ 스턴버그 작업기억 과제는 정보의 인코딩(encoding), 유지(maintenance), 인출(retrieval)의 세 단계로 구성되는데, 각 단계마다 주로 함께 작동하는 뇌 영역들의 조합이 달라져요. 저희는 이처럼 특정 순간에 함께 활성화되는 뇌 영역들의 조합과 연결 패턴을 하나의 ‘brain state’라고 정의했어요. 쉽게 말하면, brain state는 그 순간 뇌가 어떤 ‘작동 모드’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돼요.
§ 저희 모델은 이러한 brain state들을 시간에 따라 추적하면서, 뇌가 한 상태에서 다음 상태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encoding → maintenance → retrieval 단계로 넘어갈 때 뇌 상태의 전환 속도가 나이가 들수록 뚜렷하게 느려진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젊은 사람들은 과제 단계가 바뀔 때 뇌가 빠르게 다음 작동 모드로 전환되는 반면, 노화가 진행될수록 이 전환이 점차 지연되는 경향을 보였어요. 즉,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 라고 표현하는 현상을, 뇌 상태 전환 속도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거예요.
§ 이러한 분석 접근은 기존처럼 평균적인 뇌 활성만을 보는 정적 분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동적 지표를 제시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지표가 뇌 노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어요. 또 같은 연령대라도 인지 기능이 더 저하된 사람일수록 brain state 전환 지연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현재는 이 가설을 보다 엄밀하게 검증하는 단계에 있어요. 이를 위해 더 큰 규모의 데이터셋을 활용해 이러한 결과가 일관되게 재현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에요.
Q5. 올해 부임 후 교수 생활은 어떠셨나요? 학생 때와 달라 보이는 점이 있나요?
§ 저는 8월 4일에 부임했고, 이제 한 달 반 정도 지났어요. 학과의 작은 변화들조차도 사실은 교수님들의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라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어요. 특히, 학과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의 진로나 개개인의 고민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지금 제가 연구실을 꾸려가는 입장이 되어 보니, 연구 주제 뿐만 아니라 연구실 구성원 한 사람 한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정과 고민이 필요한지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교수라는 역할을 배워가고 있어요. 그래서 제 과거 지도교수님들께 여러모로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Q6.어떤 학생이 연구실에 들어오면 좋을 것 같나요?
§ 우리 학과에서는 매우 다양한 스케일에서 뇌를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저처럼 시스템 레벨에서 뇌를 바라보는 관점에 공감하는 학생이면 좋겠어요. 세부적인 방법론은 연구실에서 함께 배우고 개발해 나갈 수 있지만, 연구를 어떤 스케일에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인식은 처음부터 공유되면 좋겠어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맷집이 있는 학생이면 좋겠어요. 연구라는 게 열 번을 하면 일곱 번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과정에서 좌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해요. 좌절하더라도 다음 날 일어나서 “다시 한번 해보지 뭐” 라고 말할 수 있는 태도, 그리고 그런 맷집을 키워가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학생과 함께하고 싶어요.
Q7.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 저는 학생들이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 지나치게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 잘 설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를 위해 우선은 저희 연구 분야의 전문성을 확실하게 길러줄 수 있는 스승이 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전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가진 한 사람의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연구에 몰두하다 보면 우리가 속한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놓치기 쉬운데, 연구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가지며 그 안에서 연구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는 연구와 더불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요소들, 예를 들면 예술 같은 영역들도 함께 접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고 싶어요. 결국 한 사람의 ‘개인’ 으로서 세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목표에요.
Q8. 학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 저는 사실 학부 시절 전자과 생활을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수업들도 다 흥미로웠는데, 그중에서도 전자회로 수업을 가장 좋아했어요. 여러 소자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고, 그로부터 기능이 만들어진다는 개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전자과 대학원에 진학할 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이 많았어요. 전자과 연구는 대부분 이미 잘 정립된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물론 너무나 중요하지만) 효율이 90%인 회로를 93%로 올리는 연구가 저에게는 어딘가 아쉬운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그때 가장 크게 고민했던 질문이 바로 ‘나는 기술 중심(technique-driven)의 연구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질문 중심 (question-driven)의 연구자가 될 것인가?’ 였어요. 기술 중심 연구가 기존 기술을 정교하게 다듬는데 초점을 둔다면, 질문 중심 연구는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먼저 정하고, 그에 필요한 방법을 새롭게 찾아 배워가며 접근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느꼈어요.
§ 그런 고민을 하던 4학년 때, 정말 우연히 네이처에 실린 ‘커넥텀(Connectome)’ 특집 기사를 보게 됐어요. 여러 기술을 활용해 뇌의 연결성을 지도처럼 그려내고, 이를 통해 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그 글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시스템 관점으로, 그것도 생명체 중에서 가장 복잡한 뇌를 연구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비생명적 시스템을 다뤘다면, 이제는 생명과 직결된, 그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시스템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런 공부를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찾아보다가 우리 학교 바이오및뇌공학과를 알게 되었고, 조광현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대학원 생활과 뇌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뉴런 수준의 모델을 다루다가, 이후 점차 연구 범위를 넓혀 다중 모달 뇌영상 데이터 (multi-modal MRI)를 이용해 뇌 영역 간의 구조적×기능적 네트워크가 어떤 원리로 조직되고 작동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로 확장해 나가게 됐어요.
Q9. 대학원에서 뇌 공부를 처음 하셨는데, 신경생물학 같은 기초 공부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 확실히 다른 분야이긴 했지만,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커리큘럼이 잘 갖춰져 있어서 배우고 싶은 내용을 수업을 통해 충분히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정재승 교수님의 Brain Dynamics, 백세범 교수님의 Computational Neuroscience 수업을 정말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모두 우리 학과에 계시죠!). 또한 생명과에서 신경생물학, 전산학과에서 머신러닝 같은 수업도 찾아 들을 수 있었고요. 저는 이게 카이스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학과 구분 없이 관심 있는 수업을 자유롭게 찾아 들을 수 있는 구조요. 특히 질문 중심(question-driven) 연구 방식에서는 이 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답하고 싶은 질문이 명확하면,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정해지거든요. 그렇게 방향만 잡히면, 카이스트 같은 환경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 교수님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필요한 지식을 쌓는데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Q10. 이번 학기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방법론'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우선 fMRI는 사람이 인지 기능을 수행하는 동안 뇌 전반에서 나타나는 활성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도구에요. 수업에서는 먼저 이러한 신호가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고 얻어지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과학적 질문을 던지고 해결할 수 있는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다음에는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신호 전처리 과정과 전처리 이후의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분석을 할 수 있는지도 다루고 있어요.
§ 사실 첫 학기 수업이다 보니 의욕은 컸지만,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빠듯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수업을 조금씩 더 보완해 나가고 싶어요. 이번 학기는 이론 위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실습을 포함해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적용해 보고, 논문 figure에서 보던 데이터를 실제로 직접 얻어 보는 경험도 제공하고 싶어요.
Q11. 연구자로서 가장 힘들 때와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연구자로서 가장 힘든 순간은 연구가 막힐 때예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다가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과정 자체가 연구의 매력이기도 해요. 계속 들여다보다 보면 "아, 이래서 이런 거구나" 하고 깨닫게 되거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 보고 싶어질 때가 생기거든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탄력성(resilience)이 길러진다고 느껴요. 실패에 대한 내성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힘이 생기는 거죠.
§ 그리고 이러한 힘든 과정을 버티게 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은 연구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요. 가설이 맞았을 때,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했을 때 느끼는 기쁨은 정말 큽니다. 짧지만 굉장히 강렬한 이 희열이 주는 동기부여가 매우 커요. 학생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대학원 과정 중에 이런 순간을 한 번쯤은 꼭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그 한번의 경험이 있으면, 연구가 잘 안 될 때도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 제가 가장 강조 하고 싶은 것도 결국 회복 탄력성(resilience) 이에요. 스탠포드에 있을 때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학교 세미나에 온 적이 있는데, 마지막에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스탠포드 학생들은 기대치(expectation)는 굉장히 높지만,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낮은 것 같다." 살다 보면 성공보다 실패를 훨씬 더 많이 겪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실패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에서 어려움을 느껴요. 하지만 이건 누가 대신 가르쳐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결국 직접 겪으면서 길러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젠슨 황은 마지막으로 "I wish upon you ample does of pain and suffering"이라고 말하죠. 힘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그 상황을 어떻게 잘 이겨내느냐에요. 슬럼프가 왔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이런 부분은 저 역시 여전히 배우고 있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Q12. 대학원에 재학 중이면서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차분히 돌아보는 게 필요해요. 이렇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기준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도 훨씬 자연스러워져요.
§ 저 역시 대학원 시절에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가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선택지가 과연 다양할까? '라는 질문이었죠. 그래서 대학원에 입학하고, 분야를 선택할 때부터 권하고 싶은 건, 3년, 5년, 10년 후를 생각해보라는 거예요. 내가 이 연구 주제를 선택하고 이 방향으로 나아갔을 때, 전체 분야는 어떻게 변할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선택지들이 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대학원 생활에 임하면 좋겠어요.
§ 그리고 또 한편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진로를 고민하면서 스스로 선을 그어 놓고 나 자신을 너무 좁은 틀 안에 가둬두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나 싶어요. 박사 학위가 주는 가장 큰 가치는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에요. 하지만 대학원에서 4~7년 동안 기르게 되는 건 전문성만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논리적 사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질문을 정리하고, 해결을 위한 단계를 설계하고, 결과를 예측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은 대학원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실제로 채용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평가되는 역량이에요 그래서 “나는 이 기술밖에 없으니까 이 길밖에 못 가”라는 닫힌 생각보다는, “나는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고, 새로운 시각과 응용력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수 있다”라는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 분야에서 전혀 다른 분야로 바로 이동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좁게 규정할 필요는 없어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계속해서 자신에게 묻는 거예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Q13. 마지막으로 연구실 홍보 한마디 해주세요 :)
§ 뇌라는 복잡한 생체 시스템을 하나의 네트워크 관점에서 연구해 보고 싶은 분들을 환영해요. 연구실에 오시면 다양한 협력 기회를 경험할 수 있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계산 자원과 연구 환경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에요.
§ 이 인터뷰를 통해 계속 말씀드렸듯이, 저희 연구실은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뇌인지 과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동시에 연구자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개인’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연구실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함께 한다면 연구와 삶 모두에서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긴 인터뷰 읽어줘서 고마워요.
주요논문
Topic: Latent brain state dynamics in aging and disease
1. Title: Dopaminergic modulation and dosage effects on brain state dynamics and working memory component processes in Parkinson’s disease, Nature Communications, 2025.
요약: 본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도파민 약물 용량 변화가 작업기억의 인코딩·유지·인출 단계별로 나타나는 잠재적 뇌 상태 동역학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2. Title: Latent brain state dynamics and cognitive flexibility in older adults, Progress in Neurobiology, 2022.
요약: 고령 성인에서 인지 유연성의 개인차가 과제 수행 중 나타나는 잠재적 뇌 상태의 전이 패턴과 상태 공간 구조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노화에 따른 인지 변화가 단순한 기능 저하가 아니라, 뇌 동역학적 상태 공간의 재조직화 문제임을 개념적으로 확장하였다.
Topic: Dynamic brain network organization in rodent brain
1. Title: Optogenetic stimulation of anterior insular cortex neurons in male rats reveals causal mechanisms underlying suppression of the default mode network by the salience network, Nature Communications, 2023.
요약: 전측 섬피질(AIC)을 광유전학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살리언스 네트워크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억제하는 인과적 회로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네트워크 간 전환이 상관관계가 아닌 직접적 조절 결과임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2. Title: Neuronal dynamics of the default mode network and anterior insular cortex: Intrinsic properties and modulation by salient stimuli, Science Advances, 2023.
요약: 설치류 모델에서 DMN과 AIC의 장시간 신경 활동을 측정하여, 휴지기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고유한 저차원 신경 동역학 구조를 규명하였다. 또한 외부 자극이 이러한 내재적 동역학 상태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주었다.
Topic: Control architecture of human brain network
1. Title: The hidden control architecture of complex brain networks, iScience, 2019.
요약: 인간 뇌 네트워크가 소수의 핵심 노드 조합에 의해 효율적으로 제어될 수 있음을 네트워크 제어 이론 관점에서 제시하였다.
Topic: Interneuron-specific circuit dynamics
1. Title: Combined positive and negative feedback allows modulation of neuronal oscillation frequency during sensory processing, Cell Reports, 2018.
요약: 서로 다른 억제성 인터뉴런 회로에서의 양·음 피드백 결합이 감각 처리 중 신경 진동 주파수를 유연하게 조절함을 밝혔다.